고디바의 희생은 민심을 얻기 위한 그 시대 봉건 영주들의 정치적 쇼였다고 한다. 그 희생에 감복하고 지배계급을 숭상하는 민중의 순진함과는 달리 피핑 톰Peeping Tom의 엿보기는 기존 질서에 의문을 제시하는 이성적, 실증적 태도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의 희생(적어도 각오)에 응답하여 커튼을 내리고 문을 걸어 잠그는 존경(존중)의 태도를 취하지 못한, 속물적 욕망(혹은 개별화된 믿음)으로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는 피핑 톰의 세상은 보다 살만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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